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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지 데님과 셀비지 데님의 차이

 

 

남자들이라면 누구나 청바지를 한 벌 이상 보유하고 있을 것이다. 청바지는 코디와 관리가 쉽기 때문에 패셔니스타부터 평범한 남자들에 이르기까지 모든 남성들이 선호하는 필수 패션 아이템이다.

 

특히 그 중에서도 생지 데님은 특유의 깔끔함으로 어디에나 잘 어울리게 코디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반드시 한 벌쯤 가지고 있어야 할 기본템 중의 기본템이다. 실제로 리바이스, 디젤, 아페세, 누디진, 유니클로 등 많은 의류 브랜드들의 스테디 셀러 라인에는 무조건 생지 데님이 상위 랭크에 속해있다.

 

먼저 데님의 종류는 워싱 여부에 따라 '워싱 데님', '생지 데님'으로 크게 나눌 수 있다.

워싱이란 데님에 인디고 염색을 진행한 후 작은 모래 알갱이나 강풍을 쏘아 인공적으로 특정 부위의 색을 빼내는 작업을 의미한다. 이러한 공정을 거쳐 완성되는 청바지가 워싱데님이다. 반면, 생지데님은 염색 이후 워싱 작업을 거치지 않은 Raw한 상태 그대로의 청바지를 의미한다. 그래서 생지 데님을 구입하자마자 흰색 상의와 함께 입으면 이염이 되거나, 생지 데님을 입고 하루종일 돌아다닌 날에는 저녁에 손을 씻으면 시퍼런 물이 나오기도 한다.

 

하지만 이처럼 모든 남자들에게 사랑받는 생지 데님을 흔히 셀비지 데님과 같은 것으로 잘못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둘은 유사해보이지만 엄연히 다른 종류의 청바지다. 단적으로 셀비지 데님은 생지 데님이 될 수 있지만, 반대로 모든 생지 데님을 셀비지 데님이라고 이야기할 수는 없다.

 

 

셀비지 데님은 공정 기기와 방법으로 구분하는 청바지 종류다. 셀비지 데님의 어원은 'Self Edge'인데, 베틀 방식의 일종인 90cm 폭의 구형 셔틀 방직기로 짜낸 데님이다. 과거 1900년대부터 1960년대까지는 재봉기술이 지금처럼 발전된 상태가 아니었기 때문에 지금처럼 날실과 씨실을 촘촘하고 정교하게 엮어낼 수 없었다. 따라서 원단의 양 끝 부분의 올이 풀리지 않도록 스티치 방식으로 마감하는 작업이 필수였다. 그래서 셀비지 데님은 바지 밑단을 뒤집어 깠을 때, 스티치가 덧대어져 있는 것을 육안으로 확인해볼 수 있다.

 

앞서 생지 데님은 염료를 원단에 입힌 후 별도의 가공을 하지 않은 그대로의 데님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따라서 셀비지 방식으로 데님을 만들되 염색 이후 워싱 가공을 거치지 않은 데님은 셀비지 방식으로 만들어진 생지데님이 된다. 반면에 셀비지 방식으로 만들되 염색 이후 워싱처리를 하거나, 물을 빼서 연청, 중청으로 만든다면 이는 생지데님이라 말할 수 없다.

 

생지 셀비지 데님의 장단점

 

앞에서도 설명했듯이, 정통 셀비지 데님은 구형 셔틀 방직기로 작업하는 것을 기본으로 하기 때문에 원단이 촘촘하게 짜여져 있지 않다. 다시말해 균일하게 직조되지 않았기 때문에 실들이 얼기설기 교차하여 균일하지 않다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따라서 셀비지 데님은 입고 생활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자신의 체형과 몸의 굴곡에 맞게 원단이 핏하게 교정된다. 늘어날 부분은 늘어나고 조여질 부분은 조여지는 것이다.

 

 

또한 염색작업을 거치지 않았기 때문에 자신의 몸에 맞게 자연스러운 워싱이 진행된다. 사람마다 키나 종아리 길이, 허벅지 굵기가 다르고 걷는 방식도 다르다. 기본적으로 페이딩이란 원단이 서로 접히거나 부딪히면서 그 부분만 마모되면서 자연스레 물이 빠지는 것을 의미하는데, 생지 셀비지 데님의 경우 사용자에게 딱 맞는 페이딩이 진행되어 워싱이 자연스럽게 만들어지는 것이 장점이다.

 

하지만 생지 셀비지 데님은 처음 입을 때 굉장히 불편하다. 일단 별도의 가공을 거치지 않았기 때문에 원단이 매우 뻣뻣하고 거칠다. 일반적으로 워싱작업을 거치면 당연히 원단이 마모되면서 얇아지게 된다. 하지만 생지 셀비지 데님은 날것 그대로의 상태이기 때문에 이를 기대할 수 없다. 심지어 정통 셀비지 데님의 경우 형태를 잡은 다음 거꾸로 수직으로 세우면 바지가 그대로 서있을 정도다. 따라서 처음에 입고 생활할 때는 "이 바지를 계속 입을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고통스럽기까지 하다.

 

또한, 워싱이 자연스럽게 진행되기 전까지 절대로 세탁을 해서는 안되어 기나긴 인고의 시간이 필요하다. 세탁과 위생에 민감한 사람일수록 이를 못참고 금방 세탁해버리는데 그러면 워싱이 제대로 이루어질 수 없으며, 내 몸에 맞게 피팅되는 것도 지연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지 데님, 셀비지 데님은 매력적이다. 오래 입으면 입을 수록 나만의 청바지가 된다는 매력은 앞서 언급한 단점들을 고려하더라도 절대 포기할 수 없는 부분이다. 오랜 시간과 세월을 견디며 자연스럽게 워싱된 생지 셀비지 데님은 어떤 아이템과 코디하더라도 매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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